월간호우 3월호 참여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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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한 건 나였어
18살에 데뷔해 현재는 남녀노소 모두가 아는 탑 솔로 가수가 된 우지는 언제부터 였을지도 모를 어릴 적부터 어울려놀던 일명 불알친구라고 부르는 나의 친구다. 초등학생 때 지훈이가 갑자기 가수가 되어야겠다고 말했을 때 나도 모르게 지훈이에게 그럼 나도 방송 쪽 일하겠다고 말해버렸다. 별생각 없이 한 나의 말에 환하게 웃으며 좋다고 말하는 이지훈의 얼굴에 그날 당장 집으로 돌아와 알아보니 PD라는 직업이 있었고 PD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냥 막연히 PD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공부하고 하다 보니 지훈이는 중학생이 되자마자 대형 기획사에 들어갔고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함께이던 우리는 더 이상 자주 보지 못 했고 예쁘게 웃으면서 순영아라고 부르는 너를 볼 수 있도록 더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냥 막연히 지훈이를 따라서 그저 지훈이랑 같이 있고 싶었다. 방송국에 가게 된다면 지훈이를 더 자주 볼 수 있겠거니 생각해서 공부를 했다. 우리가 18살이 되던 해에 지훈이는 TV에 우지라는 이름을 달고 노래를 불렀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진학 준비를 하고 고삼이 되어 또래 친구들처럼 힘들게 공부를 했더니 서울에서 이름 꽤나 날리는 대학에 들어가 PD를 준비하고 열심히 한 결과, 예능국 신입 PD가 되었다.
" 촬영 시작합니다! "
아직 대학생인 신분이지만 취업 증명서를 학교에 내고 취직을 한 거라서 주위 친구들은 모두가 날 부럽다고 하지만 어느 사회생활이 만만치 않으리, 갓 들어온 막내인지라 선배들의 호통소리와 심부름은 버겁기도 하지만 그래도 유명한 토크 예능 팀 막내로 들어간지라 유명한 연예인분들을 본다는 것을 위안 삼아 여러 가지 열심히 하면서 점점 선배들의 칭찬을 받고 있지만 방송국에 들어오면 그래도 지훈이를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PD가 된지 4개월인데 아직도 지훈이를 보지 못 하였다. 사실 지훈이가 비활동기이면 만날 수 없겠다고 생각하고 연락이라도 취해보겠지만 그전에는 내 생활에 신경 쓰느라 연락을 못 했지만 이제 좀 적응됐다 생각이 들어서 연락하려 했지만 2주 전에 지훈이는 컴백을 했다. 간간이 예능도 나오는 것 같았는데 왜 못 마주칠까 멍 때리고 있었다. 하지만 막내라는 신분이 멍도 쉽게 탈 수 없는 자리였다. 간간이 촬영이 잘 되고 있나 체크를 해야 됐고 선배들의 심부름도 다녀와야 했다. 그중에 제일 힘든 일은 연예인들을 대하는 것, 까탈스러운 연예인들이 나오는 날이면 그날은 더욱더 힘들었다. 오늘은 자신이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있으면 촬영을 거부하는 연예인 A 양이 나왔는데 녹화를 하던 중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있는지 잠시 멈추고 자신의 대기실로 쏙 들어가 버리는 모습을 원망스럽게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A 양을 달래는 일은 나의 몫이니...
" 저, 잠시 들어가도 될까요? "
내 상황이 급한지라 들어오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들어가 버리는 바람에 안에 있던 A 양은 날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특히나 A 양이 껄끄러운 이유는 그전부터 내게 계속 추파를 던지고 있기에 더 불편했다. 생각도 잠시 순영 씨라고 불러오는 A 양에 쳐다보니 왜 녹화하는데 자신을 안 보고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냐는 얘기와 또 하나는 여자친구라도 있냐는 이야기였다. 이런 상황 너무 불편하다, 여자친구도 아닌 사람의 일방적인 신경질과 압박은 너무나 갑갑하고 짜증이 났다. 이 상황에서 내가 짜증을 부리면 나도 선배들한테 혼날게 뻔하니 그저 저런 말들을 무시하고 빨리 녹화 들어가자고 할 수밖에 없는게 힘들지만 지훈이를 생각하면서 참았다. 겨우겨우 A양을 달래서 데려가려고 대기실에 나왔지만 곧 복도에서 발목이 잡히는 바람에 한숨을 쉬니 A양이 왜 한숨을 쉬냐고 쪼아대는 덕에 안 그래도 아픈 머리가 더 지끈지끈해져 가만히 있으니 곧 익숙한 미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A양, 오랜만이네 거기서 뭐해? "
" 아 우지 선배님, 안녕하셨어요? 녹화하러 가던 중이였어요 "
드디어 만났다, 그토록 보고싶던 지훈이가 내 눈 앞에 있다. 선배의 등장에 A양은 당황한 것 같았다. 대충 얘기를 얼버무리고는 나에게 빨리 가자며 짜증을 부리는 모습에 쳐다보니 왜 녹화하는데 자신을 안 보고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냐는 얘기와 또 하나는 여자친구라도 있냐는 이야기였다. 이런 상황 너무 불편하다, 여자친구도 아닌 사람의 일방적인 신경질과 압박은 너무나 갑갑하고 짜증이 났다. 이 상황에서 내가 짜증을 부리면 나도 선배들한테 혼날게 뻔하니 그저 저런 말들을 무시하고 빨리 녹화 들어가자고 할 수밖에 없는 게 힘들지만 지훈이를 생각하면서 참았다. 겨우겨우 A 양을 달래서 데려가려고 대기실에 나왔지만 곧 복도에서 발목이 잡히는 바람에 한숨을 쉬니 A 양이 왜 한숨을 쉬냐고 쪼아대는 덕에 안 그래도 아픈 머리가 더 지끈 지끈해져 가만히 있으니 곧 익숙한 미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A 양, 오랜만이네 거기서 뭐 해? "
" 아 우지 선배님, 안녕하셨어요? 녹화하러 가던 중이었어요 "
드디어 만났다, 그토록 보고 싶던 지훈이가 내 눈앞에 있다. 선배의 등장에 A 양은 당황한 것 같았다. 대충 얘기를 얼버무리고는 나에게 빨리 가자며 짜증을 부리는 모습에 기가 차고 만나자마자 바로 헤어져야 하는 게 아쉽지만 가야 돼서 가려고 했으나 지훈이는 A 양에게 왜 이리 사람을 함부로 대하냐며 정색을 하며 뭐라고 하니 입을 꾹 다물었다. 순영 씨는 나하고 할 말이 있으니까 너 먼저 촬영장 가서 녹화해, 단호한 지훈이의 말에 A 양은 아무 말도 못 하고 바로 촬영장으로 갔다. 뒷모습이 안 보일 때까지 보고 있던 지훈이는 계속 가만히 서있었다. 뒷모습이 코너를 돌아 안 보이게 되자 바로 나의 손목을 잡고 비상구를 향했다. 끌려가는 와중에 들었던 생각은 지훈이의 귀는 어떤 상황이든 나에게만 반응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중학교 때부터 지훈이는 유독 유해지는 경향이 더 친해서 그런가 보다 했지만 지금 보니 그건 또 아닌 것 같아져서 왜인지 모르게 더 간질 해져서 좋았다. 비상구는 멀지 않은 곳에 있어 금방 도착했다. 지훈이의 모습이 아니라 우지의 모습으로 귀는 빨개진 채로 묘하게 굳어있는 얼굴은 나를 들뜨게 했다.
" 너 A 양이랑 무슨 사이길래 막 방송국 복도에서 손잡고 그래? "
아무 사이도 아닌데, 말이 끝나자마자 살짝 찡그리는 미간이 나 질투해요라고 티 내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미간을 풀어주려 손가락으로 미간을 톡 건드리니 바로 풀리는 모습은 말 잘 듣는 강아지 같아서 그동안 못 만나서 우울해진 기분을 녹게 만드는 마법 같았다. 그런데 A 양이 너 좋아하는 거야?, 우지는 조심스레 나에게 물었고 나는 바로 그런 것 같다고 대답했다. 조금의 침묵 후에 알겠다고 하고는 가버리는 뒷모습이 귀여웠다 한 번 만나고 나니 그 뒤로는 방송국 안에서도 자주 만나게 되었다. 내가 곤란한 일이 있을 때면 어디에선가 나타나 도움을 주곤 가기도 했고 여자 연예인들과 함께 있을 때면 멀리서 누구 한 명 죽일 기세로 쳐다보다가 다가와서 다른 선배들이 찾는다고 거짓말을 치거나 여자들을 내쫓기 바빴다. 이젠 일하는 것도 적응이 되고 적절히 철벽을 잘 치는 덕에 이제는 잘 다가오지 않는 여자 연예인들에 우지는 날 더 이상 도와주지 않아도 됐다. 여자 연예인들이 귀찮게 안 해도 충분히 바쁜 PD 막내 생활은 집에 돌아가면 현관에서도 바로 뻗을 정도로 힘들 와중 오늘 하루는 개운하고 순조롭게 흘러간다고 생각하자마자 여자 스태프들의 수다의 내용으로 깨져버렸다.
" 순영 씨 들었어요? 우지가 우리 프로에 나온대요!! "
" 아 진짜요? 누구한테 들었어요? "
메인 PD님이요! 그것도 우지가 먼저 나오고 싶다고 말했나 봐요, 원래 지훈이는 토크 예능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우리 프로에 나온다는 것이 의아했다. 그때 그러려니 넘겼으면 안 될 일 이였다. 우지가 나오는 촬영 당일, 이번 녹화 콘셉트가 학생인지 중학생 때 입었던 교복을 입고 녹화장에 앉아 중학생 때처럼 예쁘게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뻐 보였다. 금방 출연자들이 도착을 했고 모두가 의자에 앉았을 때 녹화 시작한다고 하자마자 같이 녹화하는 여자 아이돌보다 더 예쁘고 화사하게 웃는 것을 보고 가슴이 저릿했다. 녹화 중간중간 대본 확인하면서 이상한 점은 없나 필요한 것은 없나 체크하는 나와 눈이 마주치면 귀가 붉어지면서 웃는 모습이 예뻐 보였다. 아, 나 아무래도 이지훈한테 홀렸나 보다. 녹화하는 와중에도 여우꼬리 9 개 내놓고 귀엽게 끼 부리는 이지훈은 권순영의 심장에 해롭다. 이리저리 발로 뛰면서 하나하나 체크하고 다니고 다른 스 앱들과 일하는 나의 모습을 멀리서 빤히 쳐다보는 시선에 여자 스태프들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니 멀리서 봐도 질투하는 것 같아 보이는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쉬는 시간이 끝나고 다시 녹화가 시작되었고 우지의 토크가 시작되었다. 어? 우리 프로그램 막내 PD가 우지의 어릴 적부터 친구 맞아요?
" 아... 맞아요 언제부터 친구였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어릴 때부터 친구였어요 "
" 그럼 우리 막내 PD 불러봐야죠 막내 PD님 어디 계시죠~? "
웃으면서 녹화를 보던 중 나는 모르는 이야기가 나왔고 어느새 촬영장의 모든 스태프들이 어서 가보라며 부추기고 있었다. 동기들의 이끌림에 어느새 카메라 앞에 서게 되었고 자기소개하라는 말에 정신이 번뜩 들었다. 아, 안녕하세요 막내 PD 우지 친구 권순영입니다라는 말이 끝나자마자 MC의 질문으로 숨돌릴 틈이 없었다. 우지 씨의 학창시절은 어땠나, 어릴 때도 이렇게 귀엽고 작았었나 등등의 질문들을 답변하고 정신없이 카메라 밖으로 벗어났다. 없던 카메라 울렁증도 생기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작은
몸으로 많은 카메라들과 그걸 하나하나 지켜보는 대중들을 견딘다는 게 신기했고 멋있었다. 동경의 대상은 괜히 되는 게 아니라 생각이 들었고 그 와중에도 끼 부리는 이지훈은 여전히 심장에 해롭다. 그렇게 촬영이 끝나고 서로 의식하면서 연인 대하듯이 연락하고 팬들도 다 아는 친구 사이니 마음 편하게 밖에서 밥도 먹고 같이 오락실도 가서 놀기도 했다. 이렇게 지내니 예전에 지훈이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시상식에서 그 사람만 알게 고백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사귀자는 말 대신 평생 같이 하자는 말로 바꿔서 할 거라고 했었는데 괜히 서로 뭐라고 딱 정의 내려 말할 수 없는 관계라서 그러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밤 생방송으로 우리 방송국에서 시상식을 하는데 거기에 상 받으러 우지가 오는 걸 보고 괜한 생각이 다 들게 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시상식이 빨리 시작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일을 하다 보니 곧 있음 시상식이 시작되려 길래 급하게 TV를 트니 시작되고 있었다. 간간이 예쁘게 웃는 모습이나 노래에 리듬 타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고 시상을 해주러 무대에 서기도 했다. 이렇게 보니까 꼬마가 아빠 옷 뺏어 입은 것 같은 이지훈이 더 좋아진다. 그 순간 우지는 상을 탔고 웃으며 상을 받으러 단상 위로 올라갔다. 소감 말해주시죠.
" 어... 일단 이런 멋진 상 받게 해주신 제 팬분들 너무 감사드리고요, 소속사 사장님, 대표님, 항상 수고해주시는 제 매니저 형 들하고 스타일리스트 누나들, 저를 예뻐해 주시고 잘 챙겨주시는 방송국 스태프 분들 감사 그리고요, 저를 낳아주시고 제 꿈을 지지해주신 부모님 항상 간사하고 사랑하고요, 이 말은 우지가 아닌 이지훈으로 제 친구 순영이에게 해주고 싶습니다. 어...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나와 친구해줘서 고맙고 나와 평생 같이 하자 순영아, 모두 감사합니다. "